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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아파트 관리소장인 피고인이 관리주체의 동의 없이 게시된 현수막을 절단하여 철거한 행위가 정당행위 또는 법률의 착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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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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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대구지방법원 2021. 7. 8. 선고 2021고정115 판결(제4형사단독, 김남균 판사)

 

ㅇ 사건개요

아파트 관리소장인 피고인은 피해자가 아파트 분리수거장과 상가 앞 화단에 걸어 놓은 ‘주민들 피해주는 소장 물러나라’라고 기재된 현수막 2개를 관리사무소에 있던 가위로 절단함으로써 피해자 소유 시가 합계 4만 원 상당의 현수막 2개를 각각 손괴함

 

ㅇ 판결요지

가. 피고인의 정당행위 주장에 대한 판단

- 피고인은, 피고인이 철거한 현수막 2개는 관리주체의 동의 없이 게시된 것이었고, 피고인은 관리소장으로서 공동주택관리법령 및 관리규약에 따라 불법 현수막 2개를 철거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법률 또는 업무에 따른 것으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함

- 공동주택관리법 및 그 하위 법령 어디에도 위와 같이 법령에서 정한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표지물이나 게시물에 관하여 관리주체나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이 스스로 이를 철거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함.

- 나아가 공동주택관리법의 목적은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투명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을 뿐(공동주택관리법 제1조), 공동주택의 입주민들의 분쟁까지 공동주택 입주민들이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하거나 공동주택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에서 법이 정한 권리구제절차를 배제하고자 하는 취지까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공동주택관리 관리주체로서는 동의를 받지 않은 게시물, 표지물에 대하여는 어디까지나 자진철거를 청구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강제집행으로 구제받는 등의 법정절차를 통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시의 조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뿐임

- 이 사건 현수막의 내용은 “주민들 피해주는 소장 물러나라”라는 것인데, ’피해’의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되어 있지 아니하여 피고인의 명예에 중대하거나 회복하기 어려운 침해를 유발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② 피고인 또는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피해자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 등의 법정절차를 취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행위로서 긴급성이나 보충성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음

나. 피고인의 법률의 착오 주장에 대한 판단

- 피고인은, 관리소장으로서 불법 현수막을 공동주택관리법령 및 관리규약에 따른 조치행위로 철거, 제거할 수 있다고 잘못 인식하였고, 그와 같이 잘못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벌할 수 없다고 주장함

- 피고인은 관련 법령 및 관리규약을 스스로 검토한 결과 피고인이 스스로 관리주체의 동의 없이 현수막을 철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을 뿐, 관계 행정청 등 유권해석을 할 수 있는 기관에 이를 조회해 보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현수막을 제거하기 전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부터 현수막을 철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하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공동주택관리법령 및 관리규약의 해석에 관하여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법치국가에서 사법절차를 통하지 아니한 자력구제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인 점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가 법률에 따른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움

다. 이에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를 유죄로 인정하여 벌금 70만 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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