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위법성은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개별적ㆍ상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 /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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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4-04-23본문
□ 사안의 개요
○ 원고는 조경업자로서 정읍시 소재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임차한 후 후 그곳에 조경수인 느티나무와 대왕참나무를 식재한 C(원고의 배우자)로부터 이를 양수받아 길러왔다.
○ 피고는 2021. 2. 4. 안정적인 전력공급 등을 목적으로 정읍 시내 및 야외선로 지역 내 수목 약 2,472주에 대한 전지작업을 시행하면서 2021. 6. 23. 정읍시로부터 정읍시가 관리하는 가로수 344본에 대하여만 전지작업 허가를 받았다.
○ 피고는 2021. 3. 3. 위 수목들(약 2,500주)에 대한 전지작업을 내용으로 하는 공사입찰 공고를 하였고, 2021. 4. 19. 수급업체와 사이에 수목 전지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을 이루는 수목 전지공사 시방서는 “3. 작업 시 주의사항 타. 사유림은 전지 전 관리자 및 소유자와 협의하여 민원을 예방하여야 하며, 특히 과실수와 정원수는 소유주 입회하에 전지하며 민원 발생시에는 시공사에서 책임을 진다.”, “6. 개인기관 소유의 수목은 반드시 소유주와 협의한 후 전지를 실시토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 수급업체는 2021. 6. 19. 이 사건 토지에 식재된 원고 소유의 느티나무 14그루 및 대왕참나무 11그루 합계 25그루(이하 ‘이 사건 수목들’이라 한다)에 대하여 전지작업을 원고의 동의 없이 실시하였고 이 사건 수목들이 훼손되었다.
□ 관련법리(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9다268061 판결)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법행위는 불법행위의 핵심적인 성립요건으로서,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전체 법질서의 관점에서 사회통념상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포함할 수 있는 탄력적인 개념이다.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으로서 위법성은 관련 행위 전체를 일체로 보아 판단하여 결정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개별적ㆍ상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소유권을 비롯한 절대권을 침해한 경우뿐만 아니라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에도 침해행위의 양태, 피침해이익의 성질과 그 정도에 비추어 그 위법성이 인정되면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 판단
○ 피고의 불법행위책임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는 위법한 이 사건 수목들에 대한 전지작업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① 타인 소유의 토지상에 수목을 식재하는 경우, 권원에 의하여 식재한 때에는 그 소유권이 식재한 자에게 있는 점(대법원 1980. 9. 30. 선고 80도1874 판결 등 참조), 대개 조경수는 거래의 실정이나 관념에 비추어 민사집행법 제189조 제2항 제1호의 유체동산에 해당하여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절차를 따르는 점(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1다52773 판결 참조), 원고와 C의 관계, 원고의 이 사건 수목들에 대한 양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수목들의 소유권자이거나 이에 대하여 법률상 또는 사실상 처분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데, 피고의 전지작업으로 이 사건 수목들이 훼손되어 조경수로서 판매가 어렵게 되는 등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
②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62조는 ‘사업시행자는 해당 공익사업을 위한 공사에 착수하기 이전에 토지소유자와 관계인에게 보상액 전액(全額)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사전보상을 하지 않았고 원고의 동의를 얻은 적도 없으며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수목들에 대한 전지작업을 시행해야 할 정도로 긴급성이 인정되지도 않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수목들에 대한 전지작업은 위법성이 인정된다.
③ 피고는 전기사업법 제87조 제2항 제2호(전기사업자는 ‘전기사업용 전선로에 장애가 되는 식물을 방치하여 그 전선로를 현저하게 파손하거나 화재 또는 그 밖의 재해를 일으키게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다른 자의 토지등을 일시사용하거나 다른 자의 식물을 변경 또는 제거할 수 있다)를 들어 이 사건 공사가 적법하다고 주장하나, 위 조항 제2호에 따른 전지작업은 ‘단순히 재해발생이 우려되는 정도를 넘어서 예상되는 피해가 현저하고 아울러 상당한 발생가능성이 있는 경우’이거나 ‘토지 등의 소유자, 식물, 장애물의 소유자 등 이해관계인에게 통지를 하는 등 협의절차를 진행한 경우’라야 적법하게 실시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한데,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러한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다.
④ 피고는 가로수의 관리자인 정읍시장에 대하여 가로수 및 이 사건 수목들을 포함한 비가로수의 전지작업 허가를 요청하였으나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한 점, 이 사건 수목들의 소유자, 관리자와 전지작업에 관하여 아무런 협의가 없었음에도 내부지침을 위반하여 공사발주에 의한 전지작업 시행을 결정하고 수급업체에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한 점, 피고는 이 사건 수목들의 소유자를 알 수 없었다고 하면서도 ‘관리자 또는 소유자를 알 수 없는 수목을 전지하기 위해서는 관리(소유)자 탐문, 수목전지 협조 안내문(현수막) 게시 등의 사전 준비를 시행한다’는 내부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점,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의 시방서에도 위와 같은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사실상 타인 소유 수목의 훼손을 의미하는 전지작업을 도급하면서도 피해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에게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제한
이 사건 수목들의 상태와 피해의 규모, 피고의 과실 내용과 정도, 피고의 공익적 동기, 원고와 피고의 경제상태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책임을 9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수목들의 손해액에 관한 감정결과에 의하면, 그 손해액은 11,443,660원이고,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90%로 제한하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액은 10,299,294원(= 11,443,660원 × 90%)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액 10,299,29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원고는 조경업자로서 정읍시 소재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임차한 후 후 그곳에 조경수인 느티나무와 대왕참나무를 식재한 C(원고의 배우자)로부터 이를 양수받아 길러왔다.
○ 피고는 2021. 2. 4. 안정적인 전력공급 등을 목적으로 정읍 시내 및 야외선로 지역 내 수목 약 2,472주에 대한 전지작업을 시행하면서 2021. 6. 23. 정읍시로부터 정읍시가 관리하는 가로수 344본에 대하여만 전지작업 허가를 받았다.
○ 피고는 2021. 3. 3. 위 수목들(약 2,500주)에 대한 전지작업을 내용으로 하는 공사입찰 공고를 하였고, 2021. 4. 19. 수급업체와 사이에 수목 전지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을 이루는 수목 전지공사 시방서는 “3. 작업 시 주의사항 타. 사유림은 전지 전 관리자 및 소유자와 협의하여 민원을 예방하여야 하며, 특히 과실수와 정원수는 소유주 입회하에 전지하며 민원 발생시에는 시공사에서 책임을 진다.”, “6. 개인기관 소유의 수목은 반드시 소유주와 협의한 후 전지를 실시토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 수급업체는 2021. 6. 19. 이 사건 토지에 식재된 원고 소유의 느티나무 14그루 및 대왕참나무 11그루 합계 25그루(이하 ‘이 사건 수목들’이라 한다)에 대하여 전지작업을 원고의 동의 없이 실시하였고 이 사건 수목들이 훼손되었다.
□ 관련법리(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9다268061 판결)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법행위는 불법행위의 핵심적인 성립요건으로서,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전체 법질서의 관점에서 사회통념상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포함할 수 있는 탄력적인 개념이다.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으로서 위법성은 관련 행위 전체를 일체로 보아 판단하여 결정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개별적ㆍ상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소유권을 비롯한 절대권을 침해한 경우뿐만 아니라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에도 침해행위의 양태, 피침해이익의 성질과 그 정도에 비추어 그 위법성이 인정되면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 판단
○ 피고의 불법행위책임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는 위법한 이 사건 수목들에 대한 전지작업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① 타인 소유의 토지상에 수목을 식재하는 경우, 권원에 의하여 식재한 때에는 그 소유권이 식재한 자에게 있는 점(대법원 1980. 9. 30. 선고 80도1874 판결 등 참조), 대개 조경수는 거래의 실정이나 관념에 비추어 민사집행법 제189조 제2항 제1호의 유체동산에 해당하여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절차를 따르는 점(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1다52773 판결 참조), 원고와 C의 관계, 원고의 이 사건 수목들에 대한 양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수목들의 소유권자이거나 이에 대하여 법률상 또는 사실상 처분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데, 피고의 전지작업으로 이 사건 수목들이 훼손되어 조경수로서 판매가 어렵게 되는 등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
②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62조는 ‘사업시행자는 해당 공익사업을 위한 공사에 착수하기 이전에 토지소유자와 관계인에게 보상액 전액(全額)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사전보상을 하지 않았고 원고의 동의를 얻은 적도 없으며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수목들에 대한 전지작업을 시행해야 할 정도로 긴급성이 인정되지도 않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수목들에 대한 전지작업은 위법성이 인정된다.
③ 피고는 전기사업법 제87조 제2항 제2호(전기사업자는 ‘전기사업용 전선로에 장애가 되는 식물을 방치하여 그 전선로를 현저하게 파손하거나 화재 또는 그 밖의 재해를 일으키게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다른 자의 토지등을 일시사용하거나 다른 자의 식물을 변경 또는 제거할 수 있다)를 들어 이 사건 공사가 적법하다고 주장하나, 위 조항 제2호에 따른 전지작업은 ‘단순히 재해발생이 우려되는 정도를 넘어서 예상되는 피해가 현저하고 아울러 상당한 발생가능성이 있는 경우’이거나 ‘토지 등의 소유자, 식물, 장애물의 소유자 등 이해관계인에게 통지를 하는 등 협의절차를 진행한 경우’라야 적법하게 실시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한데,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러한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다.
④ 피고는 가로수의 관리자인 정읍시장에 대하여 가로수 및 이 사건 수목들을 포함한 비가로수의 전지작업 허가를 요청하였으나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한 점, 이 사건 수목들의 소유자, 관리자와 전지작업에 관하여 아무런 협의가 없었음에도 내부지침을 위반하여 공사발주에 의한 전지작업 시행을 결정하고 수급업체에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한 점, 피고는 이 사건 수목들의 소유자를 알 수 없었다고 하면서도 ‘관리자 또는 소유자를 알 수 없는 수목을 전지하기 위해서는 관리(소유)자 탐문, 수목전지 협조 안내문(현수막) 게시 등의 사전 준비를 시행한다’는 내부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점,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의 시방서에도 위와 같은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사실상 타인 소유 수목의 훼손을 의미하는 전지작업을 도급하면서도 피해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에게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제한
이 사건 수목들의 상태와 피해의 규모, 피고의 과실 내용과 정도, 피고의 공익적 동기, 원고와 피고의 경제상태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책임을 9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수목들의 손해액에 관한 감정결과에 의하면, 그 손해액은 11,443,660원이고,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90%로 제한하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액은 10,299,294원(= 11,443,660원 × 90%)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액 10,299,29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첨부파일
-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_2022가단12839_비실명화완료.pdf (174.9K) 4회 다운로드 | DATE : 2024-04-23 14: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