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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도로의 설치·관리상의 하자 여부에 관해 적설지대가 아닌 지역의 일반 도로에서 강설로 발생한 위험을 배제하여 안전성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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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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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안의 개요

○ 피고 D는 전주시 완산구 J에 있는 건물 1층에서 ‘K’이라는 상호의 음식점을 경영하는 자이고, 피고 E은 같은 건물 2층에서 ‘F’이라는 상호의 G을 운영하는 자이다.

○ 원고 A는 2020. 2. 17. 저녁 늦은 시간에 위 G에서 골프를 친 후, 자정 무렵 위 건물에서 나와 그 진입로인 전주시 완산구 L 도로(소유자가 피고 D이고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다, 이하 ‘이 사건 도로’라 한다)를 이용하여 대로 쪽으로 걸어 내려가던 중 위 도로 위에 넘어졌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음 날 01:05경 구조신고를 받고 01:09경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의 도움으로 01:30경 H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으며, 이후 제5경추후궁 골절 및 제6경추체골절과 이로 인한 경척수 손상(경추 골절로 인한 신경손상) 등을 진단받았다.

○ 기상청(완산구 청사)에서 관측한 전주 완산구 지역 적설량(최저기온)은 2020. 2. 16. 2.9㎝(–1.8℃), 같은 달 17. 7.5㎝(–4.6℃), 같은 달 18. 0㎝(–5.3℃)로 기록되어 있고, 이 사건 사고 당시에도 눈이 내리고 있었다.



□ 원고들의 주장 요지

○ 이 사건 도로의 소유자이자 이를 진입로로 이용하는 K 음식점의 운영자인 피고 D는 이 사건 도로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를 관리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이 사건 도로를 진입로로 이용하는 G의 운영자인 피고 I 역시 고객들이 위 도로에서 안전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안전배려의무가 있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사고 지역에는 영하의 날씨에 눈이 내리고 있었으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도로의 결빙을 방지하는 등 도로가 미끄럽지 않도록 관리하여 도로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낙상사고를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그러한 주의를 게을리하여 결빙이나 적설로 미끄럽고 어두운 도로를 걸어가던 원고 A가 낙상하는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적극적, 소극적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 관련법리

도로의 안전성의 구비 여부는 영조물의 설치자 또는 관리자가 그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아울러 그 설치자 또는 관리자의 재정적․인적․물적 제약 등도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그 설치 및 관리에 있어 완전무결한 상태를 유지할 정도의 고도의 안전성을 갖추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것을 이용하는 자의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용 방법을 기대한 상대적인 안전성을 갖추는 것으로 족하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다9158 판결,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다208074 판결 등 참조).

특히 강설의 경우 최저속도 제한이 있는 고속도로 등 특수 목적을 갖고 있는 도로가 아닌 일반 보통의 도로까지도 도로관리자에게 완전한 인적, 물적 설비를 갖추고 제설작업을 하여 도로통행상의 위험을 즉시 배제하여 그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관리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앞에서 본 영조물인 도로에 요구되는 안전성의 정도에 비추어 적당하지 않고, 그러한 경우의 도로통행의 안전성은 그와 같은 위험에 대응하여 도로를 이용하는 통행자 개개인의 책임으로 확보하여야 할 여지도 있다.

그리고 도로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는 도로의 위치 등 장소적인 조건, 도로의 구조, 교통량, 사고시 교통 사정 등 도로의 이용 상황과 본래의 이용 목적 등 제반 사정과 물적 결함의 위치, 형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54998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2다270309 판결 등 취지 참조).



□ 판단

○ 제출된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도로가 건물 쪽에서 대로 쪽을 향해 기울어진 형태의 경사로이기는 하나, 경사의 정도는 도로면의 일시적 적설 등을 고려하더라도 일반적인 주의를 기울여 통행할 경우 낙상 등의 사고가 우려될 정도로 급하지는 않은 점, ② 이 사건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한 119차량의 블랙박스 동영상과 캡쳐사진을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조금씩 눈이 내리고 있었고 그렇게 내리는 눈이 도로 위에 조금 쌓여가는 상태였던 것으로는 보이나, 기존에 쌓였던 많은 눈은 도로 양옆으로 치워져 차량 1대가 넉넉히 지나갈 수 있는 너비의 도로 부분이 확보되어 있었고, 그와 같이 제설작업이 된 부분의 도로 위에 새로이 쌓인 눈이 많지는 않았던 점, ③ 이 사건 사고 지점을 비추는 가로등이 달리 설치되어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 도로 아래쪽으로 사고 지점 근처에 설치되어 있는 K의 옥외광고용 풍선기둥이 가동되고 있어 사고 지점을 비롯한 주변을 비추는 조명기능을 하고 있었고, 위와 같이 제설작업이 된 도로 부분을 충분히 구별할 수 있는 상태였던 점, ④ 그 밖에 이 사건 도로, 특히 사고 지점 부분에 노면의 결빙이나 우묵한 구덩이, 큰 돌멩이 등과 같이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방법으로 보행하는 경우에도 그러한 보행자의 안전한 통행을 저해할 만한 위험요인이 방치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원고 A가 사고 지점에 이르러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통행하다가 어떠한 경위와 원인(특히 도로 자체에 방치된 위험으로 인한 것인지 여부)으로 낙상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도 없는 점, 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자정 무렵으로, K은 그로부터 여러 시간 이전에 당일 영업을 종료했던 것으로 보이고, G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앞서 본 이 사건 도로의 기존 제설작업 상태, 그 이후 새로이 쌓인 눈의 양 및 주변의 조명정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 무렵 G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이 사건 도로의 제설작업 등이 필요한 상태임에도 그대로 방치한 채 만연히 G 영업을 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D나 피고 E이 이 사건 도로의 설치나 관리 또는 고객들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하여 규범적으로 요구되는 어떠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따라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고들에게 원고들이 주장하는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손해의 범위 등에 관하여는 살필 필요도 없이 모두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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